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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Bon voyage

송광사 해가 지고 깜깜해지면 정말 황홀했을 거다. 높지 않은 담에 높게 올라 와 핀 꽃은 눈길을 편하게 해. 초여름 그늘이 살랑거리는 계곡. 여수 엑스포 자원활동하러 간 김에 송광사에 하루 머물다 오신 우리 여사님의 인증샷.부처님 오신 날 이틀 전이라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고. 단정한 절집 지붕 아래 저 아름다운 꿈 속에서 볼 법한 화려한 단청.사진으로나마 들여다 보며 남도앓이에 울먹울먹 끙끙. - 2012.5.26송광사 더보기
짧은 부산 나들이, 또 나머지 짧은 부산 나들이, 또 나머지 사진을 정리한다.뜬금없고 초조한 먹부림이 그 주제라면 주제라 할 수 있겠다. 기차 시간때문에 책방 골목에서 빠져 나와 국제 시장을 빠르게 지나쳤다.구제 옷 구경도 하고 싶었고 주전부리 구경도 하고 싶었지만 다음에 언제. 얼핏 지나다보니 남대문 도깨비 시장을 바깥에 옮겨 놓은 느낌도 났다. PIFF 광장을 지나쳐 B&C 제과점을 들렀다 목표한 밀면을 먹으러 갔다.가야할매밀면.한 8년 전인가 가야역 근처에서 밀면을 먹었을 때 맛있어 종종 밀면 생각이 났지만, 집순이 서울 촌년이라 밀면을 만날 기회가 닿지 않았다. 찾아보니 지역마다 맛이 다르다던데 초량밀면과 이 곳을 고민했다. 찬 바람 몰아쳐 손은 바짝 얼었고 밀면을 먹으니 속까지 얼어 혼자 온 몸을 덜덜 떨어가며 참 모냥빠졌겠.. 더보기
노란빛이 가득했던 마카오, 두번째 Isabella Ost - Isabella II 꼴로안에 도착.저 집은 점심 밥집 2순위였다. 자비에르 성당 앞 카페 능아팀이 1순위였다.새우, 은혜로워...... 자비에르 성당 안쪽 반짝 해가 얼굴만 보여주고 들어가고 다시 끄무레해졌다. 마카오식 에그타르트.겹겹 파이지와 반숙같은 속이 따끈따끈하고 말랑말랑.서울에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 다양한 초록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낮잠을 자는 강아지.살금살금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댔는데 잠깐 쳐다보다 이내 눈을 감았다. 황남성잡화점 냥이.홍콩, 마카오 모두 고양이 한 마리씩은 봐서 기분이 좋았다.타지에서 고양이를 만나면 행운을 만난 것 같아. 출입평안 가느다랗고 예쁜 실루엣 찾기. 장미 항구 더보기
노란빛이 가득했던 마카오, 첫번째 Carlos Paredes: Porto Santo 난 다리 10개, 넌 발가락이 10개. 건물 바깥은 샛노란색이고, 성당 안은 부드러운 노란색이라 비슷하면서 다른 분위기. 서 있는 사람은 가카를, 그 옆에 있는 해골 머리는 쥐같다. 제대로 버리나 지켜보고 있다. 성 바울 성당 판넬처럼 입구 쪽만 남아있다. 다시 세나도 광장으로 내려 와, 버스를 타고 꼴로안으로. Felicidade 거리를 가지 못해 아쉬웠다. 더보기
안개가 웅얼대는 우울했던 홍콩 거리, 마지막 스탠리에서 40번 미니버스를 타고 코즈웨이베이로 왔다.침사추이로 들어올 때도 소방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 쪽에 와서도 소방서를 만남. '크로싱 헤네시'를 떠올리며. 또 남의 집 빨래. 호흥기에서 또 완탕 한 그릇.첨자기에서 완탕면 먹었으니 이번엔 면 빼고 먹어야지, 완탕을 시켰더니 주문받는 아주머니께서 이거 no noodle이라 거듭 강조하셨는데 엉겁결에 不要麵이라고 대답해버려 서로 당황했다, 결국 완탕 주문으로 원만한 해결. 콘지를 먹었어야 했는데... 여행 끝에 정신줄을 놨다. 더보기
안개가 웅얼대는 우울했던 홍콩 거리, 스탠리 張國榮 - 風繼續吹 스탠리로 넘어가기 위해 페리 타러 가는 길. 마지막 날도 안개가 연신 웅얼웅얼. 전에 본 적 없는 우울함 공중회랑을 따라 쭉 걸어가면 되는데 괜히 IFC몰로 들어갔다 썽내고 다시 공중회랑으로 나와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이번에도 버스 타자마자 2층으로 뛰어 올라가 앞자리를 맡았다. 해피빌리쯤인가. 리펄스베이에 내렸는데 안개와 또 안개. 성룡을 비롯, 부자들이 산다는 리펄스베이 맨션을 뒤로 하고 맞은 편 바닷가. 용의 기운을 받기 위해 건물 가운데 네모난 공간을 터놓았던데 예쁘단 생각보다는 좀 불안했다. 온도도 18도 -.- 스탠리에 왔다. 여기도 안개와 또 안개. 이 동네도 부자들이 우아하게 노는 분위기였다. 서양 사람들도 많고. 스탠리마켓 초입에 있던 부동산에 붙은 집값을 맨 눈으로.. 더보기
안개가 웅얼대는 우울했던 홍콩 거리, 가스등과 프린지 클럽 Rosemary Clooney - I Wish You Love 가스등 계단과 독특한 인테리어로 유명한 스타벅스가 있는 곳.노랗게 물들어 떨어진 잎들 덕에 이 곳만 가을같았다. 제법 쌀쌀했는데 계단에 앉아 샌드위치 먹던 사람도 있었다. 프린지 클럽으로 올라가던 길 꽃이 어여쁜 아가씨같아 목을 있는대로 꺾어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사람들이 힐끔힐끔.ㅎㅎ 낙엽이 사라락 날리는 이 곳도 짤막한 가을. 고개 숙이지 말아요. 노란 트렌치코트를 입고 담배를 태우던 사람도 가을같고. 스타벅스 안에 들어갔는데 카메라를 들고 이리저리 찍어보려고 했으나 나 혼자 카메라 들고 설치는 것 같아 또 마음이 쫄아들어서 홍콩, 마카오 텀블러 구경하고 만지작대다 얼른 나왔다.홍콩 특유의 느낌을 잘 살려 인테리어를 해놓았다. 인사동에 한글.. 더보기
안개가 웅얼대는 우울했던 홍콩 거리, 웨스턴마켓과 트램 100여 년 정도 된 웨스턴마켓.창문도 그 연식을 드러낸다. 노란 물을 들인 오래된 창문 너머 일렁이는 바깥.배경이 독특해서 그런지 여학생들이 비상구를 다 막고 계단에서 뛰어 오르며 영상을 찍고 있었다. 웨스턴마켓에서 트램, 택시 미니어쳐를 보고 혹했지만 정작 산 건 2층 포목점에서 실크(라고 했지만 적절한 합성섬유) 네 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보면 원피스나 블라우스를 맞춰 입을 요량이었다. 흥정을 잘 했는지 모르겠지만 무늬가 꽤 예뻤다. 셩완에서 센트럴까지 트램을 탔다.뒤로 타 앞으로 내릴 때 요금을 내는 것도 신기했다.스톡홀름에서 타봤던 전차는 관광객이 더 많았는데 여기서는 일상 교통수단이라 그런지 현지인들이 많았다. 숨가쁘게 빠른 홍콩 거리에서 예전과 다름없는 속도로 미끄러지는 전차.넓지 않은 .. 더보기
안개가 웅얼대는 우울했던 홍콩 거리, 만모사원과 캣스트리트 문무묘에 갔다.이 향때문에 눈물 콧물을 남김없이 쏟아낸 얼굴로 퇴장하게 된다던데...향 피우는 것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피우는데 여긴 그 경지를 넘어섰다. 일이 하도 안 풀려서 홍콩 신에게 빌어도 봤다.끗발이 좀 좋으려나. 연기가 목구멍에 차오르려고 하지, 눈은 맵지, 엄한 곳에 들어 가 문창귀인을 찾고 있었다.문창귀인이 없으면 재물신에게 빌어보자 넙죽넙죽 빌고 문 밖에 나와보니 바로 옆에 들어가야 문창귀인이 있었다.그 곳에 들어 가, 글 좀 잘 쓰게 해주세요, 빌었다.'얜 뭐 이렇게 해달래. 맡겨놨어?' 이럴지도 모르겠지만, 기복신앙에 가련하게 기대고 있는 중생입니다. 이 향이 다 타려면 일주일 남짓 걸린단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바로 저 곳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거라던데,통행에 크게 도움은 .. 더보기
안개가 웅얼대는 우울했던 홍콩 거리, 센트럴마켓과 소호거리 가격이 저렴하다는 웰컴마트를 찾지 못해 헤매고 갖은 썽을 내다 결국 편의점에 들어가 카오롱 우유를 샀다. 아침에 일어나 언제 그랬냐는듯 청순하게 마셨는데 우유 맛이 특별히 진득하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다만 병이 지극히 내 취향이라 티셔츠로 둘둘 감아 배낭에 넣어, 여사님의 핀잔과 함께 짊어지고 왔다. 책장 위에 삿포로 겨울 한정 맥주캔과 함께 있다. 출근길 지하보도.무빙워크도 막막 빨랐다. 작은 홍콩 이야기.뇌물같은 거 주고받으면 우리 모두 뭐 되는 거야.홍콩이 청렴 지수가 높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아닌갑다. 침사추이역.이 곳 에스컬레이터는 빠르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공포증을 벗어난 지 오래됐지만 긴장은 되더라. 센트럴 역에 도착 붉디 붉다. 양조위가 조용히 들어 와 국수를 먹고 갔다는 첨자기... 더보기
고양이와 아주머니 오후 지나야 활기를 찾는지 한산한 소호 거리를 걸어 내려오다가어떤 아주머니가 누굴 데리고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다가갔더니(물론 알아들을 수는 없음 -.-) 고양이를 씻기고 있었다.'아이고 요 놈, 때꾸러기네.' 하시는 건지 계속 웃으며 고양이를 씻기던 아주머니. 큰 수건으로 토닥토닥 말려주시고 있었다. 소심해서 가까이 가보지는 못하고 이만큼 떨어져서 보다 왔다. 골목 끝에 이렇게 물그릇, 밥그릇이 있는 걸 보니 아까 그 고양이 친구들이 와서 먹고 가나보다.이 골목 길냥이들은 살기에 그리 나쁘진 않겠네, 마음이 놓였다. 더보기
안개가 웅얼대는 우울했던 홍콩 거리, 밤 풍경 2 온통 불긋한 거리에 우체통은 붉은색이 아니라 좀 의외였다. 첨밀밀에서 여명이 장만옥을 자전거 뒤에 태우고 달렸던 거리였던 것 같은데 휘황찬란한 명품 매장이 줄줄이 서 있다. 대부분 왼쪽을 보고 다니기에 바닥에 표시해두는 이 메시지가 귀엽다. 영화로만 봤던 청킹맨션.영화 속에서는 무서웠는데 외관을 단장해서 그런지 무섭지 않았다. 안에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어딜 가나 커플이 사진에 난입을 하지. 경찰 제복 입은 양조위 생각이 나서 갑자기 마음이 훈훈해졌다. 가게마다 제단(?) 꾸며놓은 게 조금씩 달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밤이라 문 닫은 시장.형광등은 왜 켜놓은 거지. 하루 장사 정산하고 있는 아저씨. 침사추이역 지하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