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부산 나들이, 또 나머지 사진을 정리한다.
뜬금없고 초조한 먹부림이 그 주제라면 주제라 할 수 있겠다.
기차 시간때문에 책방 골목에서 빠져 나와 국제 시장을 빠르게 지나쳤다.
구제 옷 구경도 하고 싶었고 주전부리 구경도 하고 싶었지만 다음에 언제.
얼핏 지나다보니 남대문 도깨비 시장을 바깥에 옮겨 놓은 느낌도 났다.
PIFF 광장을 지나쳐 B&C 제과점을 들렀다 목표한 밀면을 먹으러 갔다.
가야할매밀면.
한 8년 전인가 가야역 근처에서 밀면을 먹었을 때 맛있어 종종 밀면 생각이 났지만, 집순이 서울 촌년이라 밀면을 만날 기회가 닿지 않았다. 찾아보니 지역마다 맛이 다르다던데 초량밀면과 이 곳을 고민했다.
찬 바람 몰아쳐 손은 바짝 얼었고 밀면을 먹으니 속까지 얼어 혼자 온 몸을 덜덜 떨어가며 참 모냥빠졌겠지만,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국물도 국물이지만 면발이 자꾸 생각나게 하는 쫄깃함을 안겨준다.
속까지 완벽히 얼린 꼴로 씨앗 호떡을 채집하러 나왔다.
풍부한 씨앗 탓에 비둘기 친구들도 같이 줄을 서 있다.
식구들 먹을 호떡을 잘 싸들고 기차 타고 돌아왔다.
부산역으로 가려는데 롯데백화점 광복점 지하에 승기 씨앗 호떡 매장이 있었다.
그런 건 좀 그냥 길에서 팔게 하면 안될까. 대기업 백화점에서 굳이 그런 매장을 여는 건 지나치다.
아무튼 씨앗호떡은 고소하고 아삭아삭한 씹는 맛도 즐겁고 맛있다. 서울에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부산에만 있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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