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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Korean Palace

가을 경복궁 1



어째 갈 때마다 수문장 교대식을 본다.

칸트돋네.




가을볕도 좋고



난 고양이 아니긔;;




근정전을 둘러싼 지붕 너머로 인왕산도 보이고 지붕 위로 머리부터 노랗게 물드는 나무도 보이고




구름 사이로 비집고 나온 햇빛을 따라 하늘나라로 가는 건 아니겠지.




경회루





가을 소풍 나온 애들과 선생님이 단체 사진을 이렇게 저렇게 찍느라 바빴다. 더 예쁜 추억 남기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우리도 봄 벚꽃이 흐드러질 때 경복궁에서 봄소풍 겸 졸업사진을 찍었던 기억도 나고.







훔쳐보듯 봐야 더 아름다움.

담장에 들러붙어 찍고 기대어 찍고 하늘 보며 찍고 난리를 치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익스큐즈미 이런다.

자기 사진 찍어달라거나, 아니면 사진 찍어야 하니까 네가 배경에서 좀 빠져라 이런 거겠지했는데 여기 사람이냐고 묻는다. 혹시 한국 사람일지 몰라서 '네!'했더니(전에 비행기에서 워터 어쩌고했는데 그 홍콩인같았던 승무원이 '물 드려요?'해서 얼굴에 있는 핏줄이 다 터져나가듯 민망했던 일이 있어서. -.-) 한국 사람이냐고 그래서 또 '네!'했더니 '그냥 궁금해서요' 하고 갈 길을 갔다. 이 날 배낭 짊어지고 카메라 들고 신나게 돌아다니니까 외국인 관광객같았나보다.




이 나무 정말 예쁘게 붉었다.



이 나무 이름이 뭔지 모르겠는데 작은 붉은 숲처럼 보였다. 잔디밭 곳곳에 불난 것처럼.





단정하게 깎고 다듬은 나무들이 줄줄이 서 있는 것보다 이렇게 울긋불긋 제각각 서 있는 게 훨씬 아름답다.

물론 이 나무들 관리야 정성껏 하고 있겠지만.





바로 땅으로 돌아가지 않고 기왓장에 한 번 앉아 쉬었다 가는 것도 이 낙엽의 특별한 일생.







감도 잘 열렸고






저 나무 아래에 서면 한 해동안 거둔 따뜻한 열매가 모조리 돌아올 것 같다.









경복궁,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