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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NTAX K100D

또 사라지는 골목 가끔 삼양 뽀빠이 사먹던 작은 점빵, 늘 문이 열려있었는데 수직으로 내리꽂듯 문이 닫혀있다. 점빵 아저씨는 어디로 가셨을까. 다른 어디에서 똑같이 작은 점빵을 하고 계실까. 세입자였다면 보상금은 제대로 받았을까. 스페이스 本, 경희궁의 아침 등 으리으리한 덩어리 건물들이 들어서더니 작은 가게 하나 이 곳에 남기지 않겠다 작정을 한 모양이다. 꽁꽁 묶인 리어카, 빈 업소용 기름 깡통은 바닥에 누워있고 그걸 굽어보는 허리가 휜 나무 역시 포크레인에 밀려날까. 겨울비같은 가을비에 마음이 더욱 으슬으슬한데 고인 물에 비친 하늘은 예쁘기만 하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이 자꾸만 저 곳으로 돌아가나. 길상사 가는 골목, 동교동 삼거리 쪽 동네, 정부종합청사 뒤... 요즘 다니는 곳 유독 재개발 확정 축하하는 현수막이 .. 더보기
가을 오후, 꽃 코스모스도 땅바라기가 된 해바라기도 꽃담배도 꽃잎을 흔드는 바람도 물드는 시간. 더보기
길상사 어제 저녁 천둥 번개가 우르릉거리길래 오늘 그냥 집에서 책 읽고 늘어져야겠다 아쉬워했는데, 오늘 일어나보니 창문 너머 맑은 하늘이 보였다. 배터리 충전기를 걸어놓고 '어디 갈까' 망설이다가 무작정 나왔고, 아름이가 일러준대로 길상사에 갔다. 수연산방도 가보고 싶었는데 수연산방 가기로 한 사람과 같이 가려고 오늘은 넣어두고. 몇 년 전에 엄마와 길상사에 갔는데 그 때 어떻게 갔는지 도통 기억나지 않아 오늘 가는 길을 제대로 알아둘 겸 천천히 걸었다. 오고 가는 길에 그 놈의 직업병때문에 가로등 배너 사진도 찍어두고. 일주문을 지나 앞마당에서 보이는 극락전 학교 다닐 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중심 법당이 모두 다 대웅전은 아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신 것이 대웅전, 극락전은 무량수불, 아미타불을 모신 무량.. 더보기
V for U 생제르망으로 가던 길이었나.주차권 발매기 옆에 누군가 그려놓은(스프레이로 스텐실 기법으로 찍은 듯) V를 만났다.사실 이 때 그 V인지 몰랐다.그냥 풍류를 즐길 줄 아는 낭만 자객인 줄로만 알았지. 얼마 뒤 V for Vendetta라는 영화를 소개받고 봤다.너무도 닮은 그 상황이스크린 속과 스크린 밖이 뒤섞여 쓰디썼다.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은 올라갔지만지금 우리는 아직 시작도 못 한 것 같다.그 까닭을 모르거나, 혹은 외면하고 있거나. 서울로 돌아왔을 때거리에서 V의 가면을 쓴 이들을 만날 때마다 죽비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파리에서 만난 V는 책상 앞에 흑백사진 한 장으로 붙어있다.그리고 내 가슴 속에도. @Paris, 2008 더보기
chat blanche 쥐를 잡자 @Paris, 2008 더보기
Second class @London, 2008 더보기
좋아하는 것들의 모임 6월 나무오후 햇살이 길게 이끄는 그림자센강헌 책 냄새 좋아하는 것들의 모임 @Paris, 2008 더보기
봄빛을 만나고 나뭇잎이 움트면서 내비치는 사각사각 소리가 날 것 같은 연두색이 햇빛에 넘실댈 때'이게 봄빛이야!' 만족해한다. 가끔 팩 토라져 소나기를 한 바가지 퍼붓던 런던에서 만난 봄빛 @London, 2008 더보기
브라우니 보로마켓 브라우니가 그리울 때면 밥통으로 브라우니를 '짓는다' 재료값이 많이 올라 빵 굽는 건 포기했지만 브라우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