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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남영동에서는 남영동1985 (2012) Namyeong-dong1985 9.2감독정지영출연박원상, 이경영, 명계남, 김의성, 서동수정보드라마 | 한국 | 106 분 | 2012-11-22 글쓴이 평점 예매율이 높아야 상영관이 늘어난다기에 예매를 할까하다 바로 가서 봤다.내 가슴도 함께 짓눌려지고 내 코에 거즈가 뒤덮이고 내 목구멍에 고춧가루물이 쏟아지는 듯한 불편함에도 눈을 바로 뜨고 봐야하니까, 용기라고 붙일 수도 없는 아주 알량한 용기를 내 영화표를 샀다. 영화 시작 전부터 손에 쥔 손수건은 결말에 가서야 눈가를 눌렀다. 보는 내내 가슴을 치고 머리를 치고 온몸을 치는 그 고통에 눈물이 나올 틈이 없었기때문이다. '비인간적인 과정을 통해 얻어낸 진술은 법적 효력이 없다, 이 일이 알려지면 큰일날 것이다' 아주 당.. 더보기
청포도 사탕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 (2012) Grape Candy 8.3 감독 김희정 출연 박진희, 박지윤, 김정난, 최원영, 이유미 정보 미스터리, 드라마 | 한국 | 104 분 | 2012-09-06 부제가 '17년 전의 약속'으로 붙은 걸, 글쓰기를 열면서 알았다. 개봉 전, 고맙게도 감독과의 대화 GV가 포함된 상영 시간에 맞춰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언제 개봉하나 기다렸는데, 언뜻 싸늘함도 느껴지는 선선한 계절에 잘 맞게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초조하게 사탕을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다 바스라진 사탕 조각이 혀 끝을 얕게 베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는데, 세 친구의 17년 전과 오늘을 오가는 내내 그렇게 사탕에 혀를 베인 듯 했다. 둘이 아닌 셋, 그것도 한창 웃기도 잘 웃고 울기도 잘 우는.. 더보기
굶주리는 세계 굶주리는 세계저자프랜씨스 라페 외 지음출판사창작과비평사 | 2003-10-15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세계의 굶주림과 식량 문제를 본격적으로 파헤친 책. 푸드퍼스트(... 부제는 식량에 관한 열두 가지 신화. '식량'이란 큰 말머리가 있지만, 사람이 먹을 거리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자연과 사람에 어떤 일을 행해왔는지, 정치·경제·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서 먹을 거리를 톺아본다. 음식물 쓰레기나 비만 문제를 말할 때 '미국에서는 너무 많이 먹어 살을 빼느라 난리인데, 아프리카에서는 못 먹어서 난리'란 비교를 흔히 한다. 굶는 사람을 불쌍히 여겨 구호단체를 통해 돕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뿌리를 갉아먹는 벌레는 찾지 못한 채, 시들시들해지는 꽃잎에 매달리는 건 아닌가, 회의가 들 때도 있다. 지구를 하나로.. 더보기
내가 이기는 게 싫겠지 너 마지막으로 인간같은 말을 해본 적이 언제냐? 하긴 법조인의 양심 이런 건 사법연수원 졸업식장에 두고 나왔겠지. 그래서? 우리 최정우 검사님은 뭘 하셨나? 진실? 정의? 주옥같은 말씀들이지. 그래서 뭐 하나라도 한 게 있냐고. 니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 뭐 하나라도 제대로 한 게 있냐고. 없지? 아오 없을 거야 없어. 그럼 너하고 나하고 뭐가 다르냐. 입으로만 떠들고 노력하고 그치만 하나도 못하고 난 하나도 안 떠들고 노력 안 하고 하나도 못하고. 어라? 결과가 똑같네. 우리 둘 다 하나도 못했어. 미치겠다. 근데 날 왜 잡놈 보듯이 하실까? 우리 고고하신 최정우 검사님아! 그러네. 그러니까 다시 시작해야지. 너같은 놈하고 똑같아지기 싫으니까. 야 어이, 우리 인생 오늘로 끝나는 거 아니다. 10년 뒤.. 더보기
두 개의 문 두 개의 문 (2012) Two Doors 6.5감독김일란, 홍지유출연권영국, 김형태, 류주형, 박진, 박성훈정보다큐멘터리 | 한국 | 101 분 | 2012-06-21 글쓴이 평점 늦게나마 '두 개의 문'을 봤다. 몰지각한 자들이 평점 테러를 한다는 소식에 화가 나, 평점 쉴드를 쳐본다. 용산 참사가 벌써 3년도 지나 건물이 있던 자리는 비었지만 철거민, 당시 진압에 투입되었던 경찰 특공대원들에게는 그 세월만큼 상처가 쌓였다. 한정된 자료일지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의 끈은 팽팽하게 눈길을 묶어둔다. 화염병이 어떻고 신나가 어떻고를 떠나 그 날을 둘러 싼 보이는 이와 보이지 않는 이들을 캐묻는다. '망루를 쳤는지, 안에 신나가 얼마나 있었는지, 그건 중요치 않다. 생존권을 주장하는 국민을 진압하기 위해.. 더보기
홍세화.이유진이 말하는 한국사회의 불안과 지속가능한 삶-을 읽고 홍세화.이유진이 말하는 한국사회의 불안과 지속가능한 삶 -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 기획대담 두번째http://thinkcafe.org/118870#0 읽다 공감했던 부분을 뽑았다. 홍세화 : "저는 사람이란 시간적·공간적 안정성을 요구하는 존재라고 봐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 미래가 불투명한 정도를 넘어 너무 어두워서 그려 볼 수조차 없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미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불안의 요인이긴 하지만 저는 그게 오히려 축복이라고 보는 사람입니다. 미래가 정해져 있다면 인생에 재미도 의미도 없겠지요. 그 런데 미래를 전망할 수 없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가 뭐냐면 점점 더 열악해지는, 점점 더 배제되는 방향밖에는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죠. 시공간적 안전성은 물론이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보장도 없.. 더보기
그 검은 거울에 뭐가 비쳐? Black Mirror 그 검은 거울에 뭐가 비쳐? Black Mirror 선팅된 유리에는 무엇이 비칠까. 거울 너머에는 누가 있을까. 그 거울이 선팅이 되었는지, 너머에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는 걸 모른다면, 혹은 알아도 벗어날 수 없는 검은 거울로 만들어진 방이라면? 영국 Channel 4에서 이미 방영한 1편 - 검은 거울이 깨지며 시작. 한밤중에 걸려 온 전화를 받은 총리. 공주가 납치되었다는데 총리말고는 해결할 사람이 없단다. 이유인즉슨, 납치된 공주가 풀려나기 위한 지침서를 읽는다. 총리가 **와 **를 하는 장면을 온 방송에 내보내라는 것. 합성이나 조작을 하지 못하게 상세한 촬영과 방송 지침도 보내왔다. 혼돈에 빠진 총리와 내각. '돈이라면 보상하마, 어마어마하게 보상하마'할 수도 있는데(뭐 특공대를 투입해 체포.. 더보기
우리에게는 성장 페티쉬가 있어요 성장숭배우리는왜경제성장의노예가되었는가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클라이브 해밀턴 (바오출판사, 2011년) 상세보기 우리는 성장률이란 바위를 애써 밀어 올리고 매일 양극화, 환경 파괴 등등 낙석을 맞는 시지프스일는지도. 더보기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 미국의 진보 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 조지 레이코프 지음 * 진보주의의 가치는 가장 전통적이면서 미국적인 가치이다. 우리의 가치를 힘과 긍지를 가지고 대변하라. 진보주의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우리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이다. * 이 나라 인구의 반수가 우익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아-자녀 교육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엄격한 아버지' 모델이 우리의 국가 도덕과 정치를 지배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음을 기억하라. 그러나 우리 역사를 보면 가장 훌륭한 미국적 가치는 그들에 대해 끊임없이 승리를 거두어 왔다. 노예 해방, 여성 참정권 쟁취, 사회보장과 의료보장, 시민권과 투표권 법안, '브라운 대교육위원회' 판결(Brown v. the Board of Education, 1954년 공립학교.. 더보기
타이페이 카페이야기(2010)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감독 소아전 (2010 / 대만) 출연 계륜미,임진희,장한 상세보기 90년대 중후반 대만 영화 열심히 봤던 기억도 떠올랐다. 시간도 꽤 흘렀고 내용도 다르니 느낌도 다르겠지만, 예전에 봤던 대만 영화는 장마 때 입고 나가야하는데도 마르지 않던 빨래같았는데 이번에 본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는 비 그치고 어느정도 비 냄새가 희미해진 거리같다. 장사가 잘 되지 않아 고민하다 물물교환을 시작한다. 카페에 생뚱맞게 태국요리책이 굴러다니던 걸 보고 바꾸자길래 골치 아팠던 수도관 고장을 해결해달라고 하거나, 로보트와 그림 한 폭 사이에는 커피 두 잔이 들어갈 수 있다. 저마다 '심리적 가치'에 따라. 산지, 재료가 다른 향긋한 비누와 사랑 이야기를 하나씩 엮다보니 서른 다섯 가지. 서른 여섯 번째.. 더보기
카쉬(KARSH),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은 그들의 마음, 내면, 영혼에 담긴 위대함을 찍는 것이다" 인물, 손, 풍경 크게 세 덩어리로 나누어 전시했다. 첫 작품은 조지 버나드 쇼. 묘비에 '우물쭈물대다 내 이럴 줄 알았지'라 적혀 있다던데 사진 속 노년의 조지 버나드 쇼는 당장 묘비에 적힌 그 말을 할 것만 같았다. 사진전 보러가기 전 우연히 보았던 첼로를 켜는 파블로 카잘스의 뒷모습을 조심스레 찾았다. 쓸쓸하고 슬퍼보여도 초겨울, 머금은 물기가 다 빠져나가 사그락 굴러다니는 낙엽이 아니었다. 얼굴과 이름을 몰라도 소설 쓰는 사람일 것 같다싶으면 정치하는 사람일 것 같다싶으면 역시 그랬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작품을 남겼는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그 사람의 감정, 걸어온 길을 사각 틀 안에 담는 일, 쉽.. 더보기
Sherlock, 2010 셜록! 90분짜리 3편 내어놓고 내년 떡밥을 남긴 냉정한 도시 드라마같으니. 셜록 원작팬들 평이 좋다길래 봤더니 이 떡밥은 내꺼야. 셜록홈즈가 2010년 런던에 있다면? 현대 배경에 맞게 스마트폰 메시지를 적절하게 활용한다. 저 장면 왜 저리 웃긴지. 셜록과 왓슨의 첫 만남. 만나자마자 룸메이트하자며 들이대는 셜록. '너 나 아세요?'적잖이 당황하는 왓슨. 대체 뭐 하는 놈이야. 알고보니 매의 눈으로 예리하게 추리해낸 홈즈. 하지만 다 맞았을까. 이렇게 글자 넣은 장면이 참 좋아서. 홈즈 스파이하면 보상해줄게ㅇㅇ 그 와중에 홈즈의 소환 문자. 헐레벌떡 갔더니만 책상 위에 있는 폰으로 문자 좀 보내달라고. -_- 이건 마치 자기 전에 불 끄기 귀찮아서 전화 걸어 '야 방에 불 좀 꺼줘'라는 것보다 더 심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