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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The days

2013.8.23 청계광장

2013.8.23 청계광장



아홉번째 촛불






오늘은 청계광장.

몸 상태가 별로라 일찍 들어가려고 했는데, 어차피 시민 영화제 일정으로 여덟시 반에 마쳤다.









카메라를 보셨는지, 잘 보이라고 국정원개색희야를 높이 들어주셨다. ^^








촛불을 찍는 모습을 찍고.









I'm not 종북좌파

I'm not 민주당 지지자

I am 민주주의자

for 원칙과 상식



내 마음을 스캔하셨다, 호우!




















단언컨대 촛불은 여름밤을 보내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입니다.













폴리스라인 벽에 기대어 촛불을 든 아저씨들을 보니 든든했다.

(혹시 사복이라면 시르다.)


몇몇 학교 민주동문회 깃발을 들고 온 분들도 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층.

26년 전 6월 거리의 넥타이 부대, 하이힐 부대가 떠올랐다.

실제로 그런 분들을 좀 만났고.


내 또래보다 오히려 머리가 희끗희끗한 분들이 많았는데, 어쩌면 유신 독재, 군부 독재 시절을 살 떨리게 지나온 터라 작금의 사태에 그만한 위기감을 느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5년 전 또 다른 불통의 아이콘께서 산성을 쌓고 물대포를 쏘는 가운데, 민주화 이후 이런 일을 생전 겪은 적 없던 학생들이 이런 막돼먹은 불통을 견딜 수 없어 했다. 물론 민주 정부 10년 동안에도 여러 일로 집회도 있었고 대치도 했지만, 온 국민을 상대로 '싸우자!'는 식은 아니었다. 다시 5년 뒤 광장에서 유신과 군부 독재 시절에 젊은 시절을 보냈던 이들이 유독 눈에 띄는 모습을 보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님을 절감한다.


5년 전 먹을거리 문제는 내 입으로 들어가는 직관적인 사안이었는데,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초유의 사태는 당장 내 밥상에 올라오지는 않는 관념적인 사안이라 이상하리만큼 둔감하다. '독재 좀 하면 어때. 경제 성장하면 됐지.'라며 독재를 성장의 필요악으로 인식하는 괴상한 믿음이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으니 그렇겠지. '피부에 와 닿게끔' 변환을 해줘야 하는데, 어떤 지점이 제대로 된 혈 자리인지 고민하고 있다.


와중 힙합씬의 디스전이 이목을 끌던데, 민주주의가 디스당했다.









여기 청계천을 채운 촛불은 모두 내 편인 것 같구나.











9월 14일(토)에 큰 집회를 열 예정인듯.

오늘은 금요일이라 그런지 젊은 사람이 적고, 어르신이 더 많았다.



24일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 범국민대회.

갈 수 있을지 몰라서 일단 조직위원으로 참여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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