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에서 뮌헨으로 가려면 뒤셀도르프에서 환승해야 했다.
정갈하고 차분한 조로 마감한 벽과 조명, 멋진 사진.
뭐 하세요, 뭐 하지 마세요 구구절절 적어놓거나 사채 광고물 같은 거 붙어있지 않았다.
그런데 카트 내팽개친 거 봐라.
단조로움에 재미 주시고 감동 주신다.
가장 확실하게 보여야 할 플랫폼 숫자나 알파벳을 가장 크게, 그 다음 안내 화면은 서로 시야를 가리지 않게 배치했다.
일단 찍고 보았지만 나중에 왜 찍었는지 모를 전형적인 여행지 사진.jpg
문제는 뭔 뜻이 있겠거니 하고 쉽게 지우지도 못한다는 거.
코펜하겐 중앙역이라는 인증.
그라췌. 바로 내가 원하는 배색과 배열로 이루어진 안내판. 안내판 높이도 딱 맞고 색감이 어수선하지 않쟈나.
강조할 문구만 딱 굵게 하거나 튀는 색으로 표시해주고. ㅠㅅㅠ
코펜하겐 공항 가는 기차 안
전체 샷을 찍을 걸, 뭔지 모르겠네.
할아버지 머리 위로 기어오른 맹랑한 개구리는 패셔니스타. 스카프 예쁘쟈나.
공항에 도착했어요.
한창 저가항공 붐이었던 때라 이걸 찍어가서 공부할 때 써먹어야지 했지만. ㅋㅋ...ㅋ...ㅋ...
카페는 사람 구경하고 사진만 찍었다.
벨기에 가지 않는 대신 벨기에 와플을 샀다.
석 달 열흘 꿀에 절였는지 그 쪼매난 와플이 천근만근이었다.
보조가방에 지고 다니다 슬슬 어깨가 내려앉으니 우리는 이것을 먹어 없앴다.
후랭스에서 스웨덴으로 넘어갈 때 탔던 SAS
공항 이동 통로가 그게 그건데도, 떠나는 아쉬움에 꼭 사진을 찍는다.
코펜하겐으로 뒤셀도르프에서 내려 뮌헨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탔다.
이름부터 독!일!인 에어베를린 항공.
이때 앞에 앉은 어떤 금발 비취(玉 아님) 언니가 의자를 뒤로 확 젖힌 채, 식사가 나왔는데도 의자를 바로 두지 않았다.
익스큐즈 미 하며 의자 좀...했는데 그 비취 언니가 우리를 흘겨보며 다시 담요를 덮고 눈을 감았다.
다시 말을 걸었는데도 오히려 의자를 더 젖혀버렸다.
이year이...^^
결국 승무원이 와서 대충 눈치채고 그 비취 언니에게 주의를 주었는데 되려 신경질을 내며 의자를 고쳐 앉지도 않았다.
고갱님은 왕이니까요.
'너 밥 안 먹는 건 자유인데 우린 밥 먹어야 할 거 아냐.'
'식사 시간에는 의자 바로 해야하는 예의도 모르냐.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경우를 봤나(feat. 03이형).'
'우리 밥 못 먹게 했는데 너는 편히 잠을 자겠다고? 꿈 속에 나타날 테다.'
라고 비취 언니에게 우리말로 말해줬다.
무슨 맛인지 기억도 안 나는 기내식. ^_T
@Copenhagen,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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