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천둥 번개가 우르릉거리길래 오늘 그냥 집에서 책 읽고 늘어져야겠다 아쉬워했는데,
오늘 일어나보니 창문 너머 맑은 하늘이 보였다.
배터리 충전기를 걸어놓고 '어디 갈까' 망설이다가 무작정 나왔고, 아름이가 일러준대로 길상사에 갔다.
수연산방도 가보고 싶었는데 수연산방 가기로 한 사람과 같이 가려고 오늘은 넣어두고.
몇 년 전에 엄마와 길상사에 갔는데 그 때 어떻게 갔는지 도통 기억나지 않아 오늘 가는 길을 제대로 알아둘 겸 천천히 걸었다. 오고 가는 길에 그 놈의 직업병때문에 가로등 배너 사진도 찍어두고.
일주문을 지나 앞마당에서 보이는 극락전
학교 다닐 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중심 법당이 모두 다 대웅전은 아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신 것이 대웅전,
극락전은 무량수불, 아미타불을 모신 무량수전, 아미타전을 일컫는 명칭이다.
부석사 무량수전도 마찬가지.
기도 시간이어서 법당 안에 들어가지는 않고 사진만 찍고 나왔다.
요즘 사찰에서 단체로 차례 지내주는 것도 하는데 아예 친척들이 절에 모여 지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맑고 향기롭게
나무 그늘이 따뜻하게 일렁거렸다.
극락전 뜰에 수령이 60여년 정도 된, 성북구에서 아름다운 나무로 지정한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그 나무 그늘이다.
극락전 뒤켠에 사람들이 조그만 돌조각으로 탑을 쌓아놓은 모양이다. 귀여워라.
* 길상사 가는 길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가면 길상사 가는 무료셔틀버스가 있다.
시간대 잘 맞추면 그걸 타면 좋지만,
걸어가는 길이 호젓하니 좋다. 비싸고 멋진 집 바깥에서 구경하며 오가는 것도 재미나고.
6번 출구로 나와 위로 계속 올라가다가 세 갈래 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꺾어져 골목길을 지나면
세븐일레븐이 있는 또 다른 세 갈래 길이 나오는데, 세븐일레븐을 오른편에 두고 다시 쭉 올라가면 된다.
그 때부터는 길상사 가는 길 팻말이 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