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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Bon voyage

그림자가 예쁜 간판



현수막과 더불어 간판도 시끌시끌한 세상이지만, 그림자가 예쁜 간판들이 있는 곳들도 있다.



독일 바이에른 주에 있는 로텐부르크.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동화책을 펼쳐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은 마을이다.
인위적인 느낌이 다소 강해서 별로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기자기한 소품과 조근조근한 분위기를 엽서 밖에서 느끼고 싶다면 가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이 곳 간판들은 보통 우리가 길에서 보는 간판과 다르다.
간판 가게에서 찍어내 다른 곳에서도 본 듯한 그런 간판이 아니라 그 가게와 어울리고 그 가게를 명확하게 나타내는 간판이다.



가게마다 다 다르다.
조명이 받쳐줘서 밤에도 화려하게 빛나진 못하지만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오후 햇살에 그림자가 참 예쁘다.




이 곳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는 Getreide Gasse, 게트라이데 거리.
예전에 TV에서 이런 간판을 만드는 장인을 취재한 것을 봤다.
가게들의 역사도 오래됐고, 이런 간판을 만드는 일도 오래 이어져왔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에 가게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표식이 필요했고,
그래서 만들어진 간판들이 하나 둘씩 모여 오늘날 게트라이데 거리의 풍경을 그려낸 것이다.

공공디자인이라 해서 무조건 뒤엎고 새로 짓고 리노베이션을 한다 해서 결코 좋은 디자인이라 할 수 없다.
필요에 따라 하나씩 만들고 쌓인 것들이 모이고, 잘 이어나가면,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디자인이 되는 것이다.



아마 우산 가게인듯 하다.


이 거리에서는 맥도날드도 이러한 간판을 달고 있다.
점잖은 색을 원하는 일본 교토에서 채도가 한껏 죽은 붉은색의 맥도날드에 이어 또 다른 현지화된 디자인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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