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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화.이유진이 말하는 한국사회의 불안과 지속가능한 삶-을 읽고

홍세화.이유진이 말하는 한국사회의 불안과 지속가능한 삶 -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 기획대담 두번째

http://thinkcafe.org/118870#0


읽다 공감했던 부분을 뽑았다.


홍세화 :  "저는 사람이란 시간적·공간적 안정성을 요구하는 존재라고 봐요. 그런데 지금 상황은 미래가 불투명한 정도를 넘어 너무 어두워서 그려 볼 수조차 없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미래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불안의 요인이긴 하지만 저는 그게 오히려 축복이라고 보는 사람입니다. 미래가 정해져 있다면 인생에 재미도 의미도 없겠지요.
 
그 런데 미래를 전망할 수 없다는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가 뭐냐면 점점 더 열악해지는, 점점 더 배제되는 방향밖에는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죠. 시공간적 안전성은 물론이고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보장도 없는 그러한 상황. 요즘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 스물 두 분이 세상을 등진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이, 한 번 추락하면 삶의 기본적인 안정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경험이나 상황 인식이 불안을 낳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 국 절대다수는 더 열악한 수준으로 떨어져가는 이러한 흐름 속에 각자가 각개약진 하려고 자기계발을 하고 스펙 쌓기를 하고 하지만,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불안은 더욱 더 강도 높게 앞으로도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불안이 인간의 영혼을 잠식한다는 것이죠. 우리의 인간성, 존재와 관계를 왜곡시키고, 나아가서는 파괴하는 이런 사회문화적 현상들을 우리가 짚어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유진 :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이 다섯 가지. 집, 일자리, 자녀양육, 그리고 건강, 다음에 노후. 진짜 이 다섯 가지만 어느 정도 안전망이 있다면 사람들이 꿈이라든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위해 시간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니까 불안하고, 돈에 집착하고,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다들 워커홀릭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최 근 복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저는 이 복지라는 것도 관계망으로 풀어야 된다고 봅니다. 예산도 늘려야 되지만, 어떻게 접근하는가 역시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요즘 보육비, 양육비 같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런데 막상 보면 그곳에서 영유아를 돌보는 선생님들의 임금조건은 너무나 열악합니다. 선생님들의 과중한 노동과 스트레스가 잦은 이직을 낳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 못하는 겁니다. 그것이 결국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주겠지요.
 
이 처럼 단순히 예산을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그 예산이 누구를 위해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는지가 중요합니다. 결국 모두가 노동자인 이 관계망이 건강해져야 복지도 증진되는 것 같아요. 존중받지 못하는 관계망 속에서는 서로가 쉽게 지치고 피곤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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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야하는 절실한 과제인데 여지껏, 그리고 지금도 뜬 구름 잡는 이야기로 치부되는 게 안타깝다.

길고 건강한 호흡으로 갈 일인데 우리는 왜 이리 가쁜 숨으로 죽을듯 살아야 할까.

너무나 견고한 방어막을 두른 윗물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또 얼마나 걸릴까.

작디 작은 곳에서조차 바꾸지 못하면서 세상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건지, 자괴감에 허우적댔고 지금도 완전히 다 빠져 나왔다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렵다. 그 가운데 그 윗물에 저항하며 괴물이 되었는지, 원래 괴물이 그 윗물과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 현상에 우리 모두 속았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일들이 터지는 걸 보며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를 끝없이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대담을 읽어 고개를 끄덕이지만 회사에 가서 노동법에 어긋나도 뭐라 항변할 수 없고, 남들 다 하는 사교육 나만 시키지 않을 수 없고 그 굴레 속에서 계속 사는 게 대부분. '남들 다 그렇게 살아' 기본적인 걸 아무렇지도 않게 부수는 불합리 앞에서도 꾹 참아야 한다. 만일 벗어나 살려면 그나마 한 줌 안에 들어올까 말까 한 안전망과 자본과 작별해야 한다. '바꾸긴 해야 하는데 일단 너부터 바꿔' 서로 눈치만 보고 있지는 않나.


유치원 선생님들의 노동 조건을 이야기하는 부분도 크게 와닿았다. '좋은 일','의미 있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 가시밭길에 들어서고, 노동의 경계는 사라지고 선의로 모든 걸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며,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요구하면 냉혈한이 된다. 그 기본을 가장 잘 지켜야 할 분야에서 '선의'와 '직업 의식' 아래 기본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 점을 눈 감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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