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사진을 찍을 때 이 부분은 걷어내고 저 부분만 담고싶다 매달리는 편인데, 한참 지난 뒤에 보니 이런 부분이 있었나, 눈에 띌 때가 있다.오, 내가 이 모습도 생각해서 담았나, 하고 말이다. 무심결에 담았는지, 아니면 그때는 그리 생각했는데 지금 많이 잊어버렸을지 모르겠지만. 가을 창덕궁 사진 가운데 한 장인데, 이 한 장을 찍을 때에는 가을볕을 한껏 쬐고 있는 그리 높지 않은 담과, 큰 나무가 조금씩 떨구기 시작한 낙엽이 좋아서였다. 그런데 최근에서야 큰 나무 그림자가 담장에 어른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뭐, 뒤늦게 애써 뜻을 부여하는, 꿈보다 해몽 붙이는 짓일는지도. 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좋다', '새롭다'는 건 바람직할까.제때 충분히 느끼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 뒤늦게 도 터지는 소리 비스무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