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년 - 노무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 문화제 (1)
벌써 4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 문화제 가는 길.
전날 5.18이라 비가 왔고, 다음 날 추모 문화제라 날씨가 좀 걱정스러웠는데 오후에 먹구름이 활짝 걷혔다.
심지어 목덜미가 뜨끈뜨끈해질 정도로 햇빛이 따가웠다.
시청역 위에 떠있는 노란 풍선을 보니, 4년 전 이곳을 덮은 노란 리본과 쪽지가 생각났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다.
픽셀아트에 집중하시던 할아버지.
즉석 사진 줄도 아주 길었다.
지름신 내릴까 봐 휙휙 지나쳤다.
교통카드 지갑 하나만 산 걸로 선방했다며 뿌듯했으나, '어떻게 살 것인가' 기념품으로 소주잔 세트 주는 모습을 보고, 책 나온다는 소식 들은 날 예약 구매했던 나는 울었다고 한다.
쇼핑몰에서 쌀과 튀밥 사려고 했는데, 튀밥은 왜 때문에 품절이죠. ㅠㅠ
깨알같이 노란 운동화에 노란 푸우 인형 배낭 메고 온 꼬마가 바람개비 곁을 떠날 줄 몰랐다.
아빠가 데리고 나가도 또 들어와서 바람개비와 놀고. ㅋㅋ
세상이 노오랗네요.
보고 싶어요 대통령님.
전에는 멀리서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났는데, 이제는 사진 보는 건 그리 버겁지 않다.
사진 판넬 위에 붙은 쪽지 하나하나 읽어보다 보니, 또 눈물이 차올랐다.
여전히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구나, 혼자 유난스레 아픈 건 아니구나, 그런데 어쩌자고 이렇게 다들 여전히 아픈 건가...하고.
청년 시절 사진이 왜 그리 아프던지, 앞을 떠나지 못하고 계속 서성였다.
세월이, 시간이 약이 될까요?
문화제 시작 전에 틀어 준, 2000년 총선 미공개 다큐에서 마침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제일 좋은 약이 시간이에요.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은 시간이 약이에요.
시간만큼 확실한 게 없어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시간은, 시간만큼 확실한 대책은 없어요. 고생 좀 더 하고 갑시다.
개인적으로도 이제 상처를 입은 것은 시간이 흐르면 시간이 가면 잊어버려지고.
그 다음에 세상이 바뀌는 것도 시간이 걸려요.'
'세상엔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것도 많고 인간의 의지로 극복할 수 없는 건 더 많고.'
'인제 일상사에 비유를 하는데 적어도 이 역사라는 건 비유가 안 되는 것 같아. 비유로 설명할 수 없는 거 같아.'
하느님 한 번만 돌려보내 주세요.
너무 자주는 찾아가지 않을 테니, 한 번만 돌려보내 주세요.
모두에 마음에 계세요~!
사진 봐도 괜찮다는 말 취소.
이때 사진만 보면 참을 수가 없다.
노 : 노무노무
무 : 무척이나
현 : 현대에서 존경받는 노무현 할아버지 사랑해요♡
ㅠㅠ
보고 싶어요......
이 사진을 찍는 등 뒤로, 어떤 중년 부부가 '이야~ 아버지와 아들 같지 않아?' 했다.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문재인!!!
당신 뒤에 태워 주세요
아스팔트의 변호사 노무현 모습까지 보니 어느덧 시간이.
여섯 시 반이 다가오며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한 해 동안 이날만을 기다렸다는 듯, 벼르고 온 사람들처럼 노란 물결을 키웠다.
해 그림자가 길어지니 바람개비가 바삐 돌아갔다.
바람이 불었으니, 오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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