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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Korean Palace

구름이 머무는 고개, 운현궁


오랜만에 사진을 찍어서 노출은 넘치고 초점은 승천하고 망했어요.

막걸리 한 잔 걸치고 찍었겠거니.

비 오는 날 찍고 싶어 달려갔는데 비는 운현궁을 떠나니 오더군.




고종이 등극하기 전에 살았던, 생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집.

서운관이 있던 고개에서 유래된 지명을 따 운현궁이라 불렸다.

구름 고개. 이름 덕인지, 크지 않은 구름이 조용히 머물다 가는 고개처럼 고요한 분위기가 돌았다.
















금남지역, 이로당

어떤 엄마가 '예전에 여기는 남자들은 못 들어왔어.'하니 아들이 '왜?'를 예닐곱 번 외쳤다.

어떻게 설명하지.




난간에 살짝 기대고 건물을 끼고 돌아설 때마다 비를 맞은 오래된 나무 냄새가 올라 와 계속 다가갔다.



노락당 뒤뜰










노안당

운현궁의 사랑채.

공자가 '老者를 安之하며' 라 한 논어를 인용한 것으로 대원군이 아들이 왕이 되어 자신의 노년을 편안하게 살게 되어 흡족하다는 뜻과 노인들을 편하게 모셔야된다는 치국의 이념을 갖고 있다 한다.


실제로 흥선대원군의 그리 편치 못한 말년을 이 곳에서 마무리했다.





노안당 처마 끝에 각목을 대어 차양을 단 기법은 시대적 특징을 반영한 것인데, 이 특징이 남아있는 유일한 건물이라 한다.








언제 이 벽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무늬 몇 가지를 재치있게 배치한 멋이 난다.










생전 처음 보는 나무인데 짧은 털로 감싼 오동통한 잎이 아주 귀엽다.



텀블러를 두고 나와 목이 마르던 참에 서울시민의 친구 아리수를 보고 득달같이 달려갔다.

물을 마셨는데 사레 들려 눈물 콧물을 흘리며 운현궁을 나섰다.



이렇게 예쁘게 마시는 건 나한텐 있을 수가 없어......



8월 말까지 매주 금요일 야간 개장(18:30~20:30)을 한다 하니, 언제 한 번 금요일 밤에 운현궁에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