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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Bon voyage

안개가 웅얼대는 우울했던 홍콩 거리, 만모사원과 캣스트리트



문무묘에 갔다.

이 향때문에 눈물 콧물을 남김없이 쏟아낸 얼굴로 퇴장하게 된다던데...

향 피우는 것 좋아해서 집에서 자주 피우는데 여긴 그 경지를 넘어섰다.




일이 하도 안 풀려서 홍콩 신에게 빌어도 봤다.

끗발이 좀 좋으려나.



연기가 목구멍에 차오르려고 하지, 눈은 맵지, 엄한 곳에 들어 가 문창귀인을 찾고 있었다.

문창귀인이 없으면 재물신에게 빌어보자 넙죽넙죽 빌고 문 밖에 나와보니 바로 옆에 들어가야 문창귀인이 있었다.

그 곳에 들어 가, 글 좀 잘 쓰게 해주세요, 빌었다.

'얜 뭐 이렇게 해달래. 맡겨놨어?' 이럴지도 모르겠지만, 기복신앙에 가련하게 기대고 있는 중생입니다.





이 향이 다 타려면 일주일 남짓 걸린단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바로 저 곳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거라던데,

통행에 크게 도움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계단을 내려오다 왼쪽으로 빠지면 캣스트리트.

이 날 무슨 날이라도 됐는지 연 가게들이 없었다.

캣스트리트에도 문 연 상점이 별로 없었고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골동품 가게 쪽은 사진 찍었다 육두문자가 분명할 광동어+삿대질받은 분 후기를 본 적이 있어,

카메라를 내리고 렌즈 앞쪽을 꼭 감싸쥐고 걸었다.

좌판만 슬쩍...





손문과 모택동 포스터가 함께 있는 걸 보니,

중국에 반환된 지 많이 지나긴 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