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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rmur

고흐가 오르세 미술관에 찾아간다면 - 닥터 후

Doctor Who : Vincent and the doctor

S05E10 

이 에피의 중심인 괴물과 싸움은 빼고 고흐와 그림 이야기만.


까마귀 나는 밀밭




화폭에 까마귀가 난다



빌 나이히 아저씨 +_+
 




밤의 카페 테라스를 찾아간다




사실 고흐는 이 카페 맞은 편에서 보고 그렸겠지만.



고흐 이야기를 꺼내자 사람들 표정이 좋지 않다. 술주정뱅이에 거렁뱅이에...한심해, 한심해. -.-



술을 사겠다는 닥터의 말도 딱 잘라 거절





내 눈으로 보는 세상을 잘 봐요.
검은색은 사실 짙은 파란색이죠.



저기 저 쪽은 조금 더 파란색이죠.
그런 푸른 빛과 검은 빛이 서로 마주하고 바람과 공기가 그 사이를 소용돌이치죠
빛나고, 타오르고, 폭발하는 별을 뚫고 말입니다!




저들이 빛을 포효하는 모습이 보이나요?
 



우리 눈이 닿는 모든 곳엔 미처 보지못한 복잡한 자연의 마법이 타오르고 있죠. 









괴물을 함께 물리치고 고흐는 닥터에게 선물을 하려고 하지만 닥터는 이미 이 그림의 가치를 알기에 거절하고, 고흐는 선물 거절당한 게 처음은 아니라며 그림을 아무렇게나 내려놓는다. ㅠㅠ



2010년 프랑스 파리, 오르세 박물관에 도착



마냥 신기한 고흐








얼핏 지나가는데 모네의 연꽃 그림이었던듯. 




그림 구경에 정신 팔린 고흐를 잡아끄는 닥터




본인 작품만 따로 전시해놓은 넓은 공간이 있을 정도인데,
정작 살아서는 좁은 방에서 배고프게 지냈던 고흐.



살아서 그렸던 자신의 작품들이 걸려 있고,







살아서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고, 아무도 사주지 않았던 그림들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그림을 보고 있다.



아까 앞에 등장했던 빌 나이히 아저씨가 도슨트였던 것 같은데,
닥터는 그에게 '미술사에서 반 고흐의 가치는 어느 정도입니까?' 묻는다. 




어려운 질문입니다만,
일단 저에게 반 고흐는 모든 화가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죠.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가장 위대하며, 가장 사랑받는 화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가 색을 부리는 감각은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이며,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을 황홀하리만큼 아름답게 승화했죠.






고통을 표현한 그림은 많으나, 자신의 격정과 고통을 이용하여 황홀과 환희, 경이로운 우리 세상으로 묘사한 전례는 세상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겁니다.




어쩌면 미래에도 없을지 모르죠. 




제 소견이지만 프로방스 평야를 거닐던 이 이방인이자 야만인은 세계 최고의 예술가일뿐만 아니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람임에 틀림없습니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던 고흐는 도슨트에게 고마움의 키스를.






......!
 
 



이 일이 모든 걸 바꿔놨다, 이제 이젤 들고 다른 사람이 되어 내일을 향해 가겠다며 환히 웃는 고흐.





다시 오르세 미술관으로 돌아가 이후 작품이 늘었나 확인해봤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상상이니까 그렇지만.

-

에클닥, 테닥일 때 조금씩 보다 멧닥으로 넘어가며 한 번도 보지 않았던 닥터후.
앙리 루소의 삶을 읽다, 죽고 나서야 작품을 인정받는 예술가들이 안타까운 가운데 우연히 이 에피를 발견했다.
에피 속에서 괴물을 함께 물리치는데 괴물이 죽어가며 '두렵다'한다. 이를 전해들은 고흐는,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고 돌을 던지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겁에 질린 그 심정을 알겠다 한다. 죽고난 다음 사랑받고 인정받아봤자 살아서 너무나 외롭고 힘들었던 그에게 피부에 닿는 위로는 하나도 없을텐데,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고흐도 그렇고 우리가 몰랐던, 앞으로도 모를 수 많은 고흐들이 있을테지.

고흐가 잠깐 찾아 간 2010년 오르세에서 고흐의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 물었을 때, 돈으로 환산해서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의 삶과 느낌을 담아낸 그림 자체를 이야기해주어 고마웠다. 도슨트의 평을 들으며 울 때 그를 따라 울었다. 슬프게 마감한 그의 삶에 '이런 순간이 있었더라면' 어루만져보는 상상이 참 아름답다.

곁에 있는 고흐들에게 이런 마음 제 때 전해야지. 

 



http://www.youtube.com/watch?v=9Q4MY8yOsDk 

이건 바로 그 부분만 잘라놓은 영상. 


배경으로 깔린 Athlete의 Chances도 벅차다.
존심이 연기했던 The Yellow House와는 또 다르지만, 고흐의 눈빛을 닮은 이를 잘 캐스팅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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