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글라바!
미얀마, 사실은 '버마'...
옛 이름은 버마인데 군부독재정권이 미얀마로 바꿔불렀다고 합니다.
그 다음부터는 되도록 버마로 불러주고 있어요.
버마의 수도 '양곤', '랭군'이라고도 하죠.
영화 '비욘드 랭군'을 보신 분들은 버마라는 나라와 정치적인 상황에 대해서 아실 듯 합니다.
버마를 일컬어 흔히들 '황금의 땅'이라고 하지요.
양곤 공항에 내려서 폐차 직전의 왈본제 중고차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면서
'황금의 땅 미얀마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대형 입간판을 보면서도
왜 그럴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양곤에 도착한 다음날,
버마의 자존심이라는 '쉐다공 파고다'에 갔습니다.
불교국가인 버마의 국민들에게는 성지인 곳이 바로 이 곳입니다.
평생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스님들과 불자들이 성지순례로 많이 간다고 들었어요.
외국인 입장료는 꽤 비쌌고, 카메라와 캠코더를 가지고 있으면 추가적으로 돈을 더 내야했어요.
언덕배기를 한참 낑낑대고 올라갔더니만
드디어
자연스레 저도 합장을 하게 되더라구요.
중심부에 있는 탑이에요.
쉐다공 파고다는 두 형제 상인이 붓다를 만나 머리털을 얻어 버마에 돌아와 사찰을 지은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바간 시대에 한 왕비가 이 탑을 짓는 데 자신의 몸무게만큼의 금을 보시한 것으로부터 이 탑을 짓게 되었구요.
그런데 그 금이 40kg라고 하는데,
그러면 몸무게가 40kg.....................?
우리집 체중계 눈감아...
이 탑의 크기가 어마어마한데요
이 사진을 보시면 얼마나 큰지 감이 잡하실 거에요.
탑 주변에는 또 다른 작은 탑들이 있고 사람들이 향과 초를 피우며 축원을 하고 있어요.
중심부 탑도 크지만 사원 규모가 워낙 큰지라
길을 잃기 쉬우니 조심하시구요.
참, 동남아 지역의 사찰에 들어갈 때는 꼭 맨발로 들어가야해요.
자신을 낮추고 존경을 표시하는 뜻이라고 하네요.
저 바닥은 대리석인듯 한데,
정신 놓고 다니다보면 어느새 내 발바닥으로부터 올라온 열기가 올라와 정수리가 팔딱팔딱대는 것 같고...
저는 그나마 좀 덜 덥다는 11월에 갔는데도 참 더웠답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곳은 규모가 큰만큼 다양한 양식의 탑과 건물을 볼 수 있어서 눈이 제대로 호강을 했답니다.
붉은 장식은 마치 우리나라 가을 단풍 절정일 때같아서 단풍 볼 일 없는 이 곳에서 반가웠어요.
곳곳에 있던 사자 비스무레한 녀석들...
버마 지폐에 있던 얘도 아마 비슷한 애인듯...
버마 화폐 단위는 '짯'이구요.
얘는 천 짯이네요.
버마 환율은...
정부공식환율은 사실상 개나줘...이고
암시장 가격이 실질환율이랍니다.
달러도 일련번호 뭐로 시작하는 건 위폐 걸려서 그게 아무리 진짜라도 사용을 못하고 아무튼 제약이 많아요.
버마어 글자 귀엽지 않나요?
엄마와 저는 태국어 글자를 '라면땅', 버마어 글자를 '열쇠고리'라고 불렀지요.
법당도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양식이지요.
부처님께는 송구스럽지만 벽 전체가 싸이키 조명 받기 딱 좋은 소재에요.
자세히 보면 유리를 조각조각내어 세밀하게 장식을 해놓았어요.
후광 부분은 또 따로 동그랗게 꾸며놨네요.
태국 탑에서도 비슷한 양식을 발견할 수 있지만, 이처럼 법당 내부를 장식해놓은 것은 색다르네요.
부처님 얼굴 또한 우리나라와 많이 다르죠?
이목구비가 좀 더 뚜렷하고 무엇보다 피부가 새하얗죠.
이 곳 사람들은 까무잡잡한데 왜 부처님은 하얄까...
부처님은 왕자님 출신이라던데 미백관리를 따로 받으신 걸까...
인도계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하얀 사람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아마도 부처님도 그렇게 하얀 사람일 거라 생각해서 그런 건가 싶었어요.
아직도 미스테리...
평화를 빌어보아요...
이렇게 보니 그리스 부럽지 않네요.
라라리리라라♪
안 그래도 슬슬 바닥이 찜질방이 되어서 내 몸에 이온수가 그립긴 하더군요.
보리수와 탑들
보리수를 제대로 본 적이 없었는데 커다란 보리수를 보게 되어서 기뻤어요.
그 아래에서 나도 깨달음을 얻어야지...했지만
현실에서는 소인배.
이 탑의 양식도 신기하죠.
뒤에 야자수같은 것도 보이네요.
이번엔 쉐다공 파고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볼까요.
인물 사진 안된다고 하셨는데 다행히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해서 그냥 올려봅니다.
스님 사색중이실겁니다.
그럴 거에요...
이 분은 법당 안에서 불경을 열심히 외시더라구요.
참, 매서운 눈이라면 눈치채셨겠지만
버마에서는 남자들도 치마를 입어요.
'롱지'라는 전통 의상인데, 보기에는 그냥 천 휙 두른 것 같아보여도 제대로 입기가 은근 까다롭다네요.
그래서 처음 입으면 잘 흘러내린다고...
롱지 색상과 디자인은 다양한데, 법조계에 일하는 사람들은 검은색을 입는다는 얘기를 들었네요.
부처님이나 보살님은 아니고 아마 스님을 모셔둔 것 같아요.
꽃도 열심히 가져놓고 무언가를 열심히 외면서 불공을 드리는 것 같네요.
딸내미와 함께 종을 치는 엄마
저도 쳐보고 싶었는데 전 소심한 녀자니까...
보시한 밥을 놔두는데 둘기들이 와서 열심히 먹고 있네요.
함을 지키는 아저씨 표정이 복잡한듯...
12시가 넘어가고 1시쯤에 이 곳을 나왔어요.
론리플래닛에 나온 식당을 가려고 돌아다녔는데
한창 복사열(-_-) 작렬할 때
기름 정제도 제대로 되지 않은 차들이 뿜는 매연을 마셔가며 표지판도 제대로 없는 길을 하염없이 걷다보니
'머나 먼 이국땅에서 식당 찾다 쪄죽다'라고 묘비에 쓸 뻔...
-
사진으로 스무 장을 다 채울까하다가
버마 이야기를 조금 더 하려구요.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작년 말 올해 초에 버마에서 반정부시위가 있었고 심각한 유혈사태로 번졌죠.
환율, 물가 폭등으로 시작했는데 승려들이 대거 참여하고 급기야 많은 시민들과 승려들을 학살하는 끔찍한 상황으로 번졌어요.
쓰나미와 사이클론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상처가 아물지도 못한 상태였는데 말이죠.
긴 군부독재 치하에서 언론통제도 심각한 곳이랍니다.
인터넷도 제대로 할 수 없고, 외국 메일 계정은 거의 쓸 수가 없어요. 검열은 필수.
유혈 사태 때에는 급기야 통신 차단까지 했으니 말 다 했죠.
때문에 목숨 걸고 취재를 하고 전송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버마 여행 갈 때 도움을 얻었던 한국분은
지난 유혈사태를 취재하다가 버마 정부 탄압으로 급히 태국으로 나오셨어요.
청와대 그 분도 이런 말씀을 했죠.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1일 미얀마의 반정부 시위 사태와 관련,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이자 천연자원이 많은 미얀마가
결국 군사독재정권, 리더십의 문제로 인해 세계 최빈국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참 남 얘기하듯하는 건 잘 해요, 참 쉽죠?
누가 누구더러 독재정권, 리더십을 이야기하는지...
버마가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이자 천연자원이 많은 건 맞아요.
하지만 그 나라를 자원외교의 대상으로만 볼 뿐,
자원외교를 한다면서 독재정권과 뒤로 결탁해 투자를 하면서
사실상 그 독재정권을 계속 유지하는데 일조하고 있는 구조가 견고해지고 있어요.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도 마찬가지구요.
"버마 민주화때까지 한국업체 가스개발 중단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10221758505&code=100203
관련 기사 한 번 읽어보세요.
별 고생없이 '외국인'으로서, '관광객'으로서 여행을 다니면서 마음이 불편했고,
돌아와서 이런저런 소식을 접하면서 그 때 찍었던 사진을 보며
마냥 좋은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일들때문인 것 같아요.
-
끝에 무거운 이야기를 했지만,
버마는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는 한국인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고,
그 숨은 매력이 넘치는 곳이라
언젠가 꼭 가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수도 양곤보다는 바간이란 곳이 정말 좋았는데,
그 곳은 다음에 올리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고맙고,
FREE BURMA
더불어
FREE KOREA
_
2008.1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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