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케를 받았다.
부케 받는 건 처음.
주례 없는 결혼식도 처음이었는데 깔끔했다.
신랑 신부가 혼인서약 읽고 부모님께 감사 편지 읽으니까 자연스레 신랑 신부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지인들 축하 메시지 영상 찍는 건 도망다니다 부케 받고 울먹거리며 말했다. 금지영상 하나 추가요-_-
경선이 결혼식 때도 그랬고 오늘 정현이 결혼식에도 왜 그런지 눈물이 나 혼났다.
정작 걔들은 담담하게 식을 잘 치렀다. 나 혼자 막 어쩔 줄 몰라서 눈물이 났다.
부모님-자식 이 형태로 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는 모습이 낯설고 멋지고 용기있다 생각이 들어 눈물이 났다.
아무튼 아이라인이 번져 꾹꾹 누르고 동료,친구들 사진 찍으세요~ 나가서 사진 찍고 부케를 받았다.
어느 웹툰에서 봤는데 제모를 깜빡한 신부가 부케를 던질 때 아래로 포물선을 그리며 던졌다는 걸, 결혼식 며칠 전에 이야기하며 웃었던지라 생각보다 무거웠던 생화 부케를 받기 전에 어떻게 던질 건지 사전에 합을 맞춰보다 그 시늉을 하며 또 웃었다.
묵직한 한 덩이 거대 브로콜리같았던 부케 덕에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받았다.
100일 동안 잘 말려서 태워야지.
잘 살아라 정현아.
매일 기쁠 수는 없겠지만 되도록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이 되기를.
예쁘다 +_+
장미는 싫지만 저렇게 물 한껏 빠진 희미한 분홍빛 장미는 너무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