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rmur

제목에 대한 편견의 회복-검사 프린세스


수목 드라마 라인업이 뜨고 나는 당연히 '개인의 취향'을 봤다.
우리집은 시청률 조사 기계도 안 단 집이니 상관없지만 그래도 마봉춘 드라마를 봐야할 것만 같고,
이민호는 부담스러우나 손예진을 너무나 좋아하기에 개인의 취향 선택.
승룡파탈도 나와주시고...
하지만 시도 때도 없는 박개인의 아웃팅에 작가는 개념을 청계천에 던져두고 왔나요, 묻고 싶었다.
호박커플의 달달한 연애는 좋으나 이야기도 없고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상황버섯과 6년근 홍삼을 데리고 와 돼지고기 두루치기를 해먹겠다 부엌을 어질러놓은 것 같달까.

검사 프린세스는 제목을 보고 비웃었다.
검찰에 대한 불신이 연일 상한가를 치는 때인지라 검찰 이미지 메이킹용 드라마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도 보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사건이 긴박감 넘치거나 그 해결방법이 무릎을 탁 치는 그런 맛은 일단 접어두고 남주-여주-남조-여조 설정이 진부하지 않다.
진검은 마혜리의 연적인데 갑자기 마혜리를 괴롭히거나 함정을 파거나 그런 유치한 일은 만들어내지 않는다.
생전 입지 않던 원피스를 챙겨입고 안경을 벗고 벚꽃길 혼자 걸으며 셀카 찍고 추억을 만드는 진검의 모습에 자연스레 그 언제적이 생각났다. 나랑 연결 안된다고 악다구니 쓰고 갑자기 부숴버리겠다며 독을 품는 악역 여조(예-짧은 치마를 입고 개인이 뒤에서 안구가 탈출할 정도로 노려보고 있는 인희)를 봐야하는 스트레스 하나 없이.
마혜리는 사랑스럽다. 무게없이 팔랑대는 것 같은데 점점 자라나는 느낌이다. 교훈을 듣고 타임리프를 하듯 갑자기 어른스러워지는 성장 드라마가 아니라 원래 그 사람이 가지고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 드러나고 합쳐지며 자라나는 것?
윤검도 참 멋지십니다.ㅠㅠ 마혜리가 말한 것처럼 큰 나무같은 남자. 이름마저 윤세준.
서변 박시후는 일지매 볼 때 내겐 그저 일지매를 방해하는 주제에 연기까지 못하는 시후였고 가문의 영광에서는 오글거리는 잘 생긴 저승사자st이었을 뿐이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참 잘 어울린다. 보다보면 뱃속이 간질간질한 적이 여러 번이라(특히 '이거' 장면!) 구간 반복 시청도 여러 번. (오늘도 나는 연애를 브라운관으로 때웁니다.)

와중 '아니 네가 뭔데,PD야 뭐야?' 협박 장면과 5월이 다가오니 그 분을 죽음으로 몰고 간 브라운관 밖 레알 검찰이 생각나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이것도 검찰청에서 연애질하는 드라마구나...하는 뒷맛이 씁쓸했다.
영상을 엠피쓰리에 넣고 보다 환승을 위해 잠시 꺼둔 역은 교대역-법원,검찰청-이었다.
검찰청엔 마혜리도, 윤세준도 없다.


'Murmu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비가든  (0) 2010.12.05
내가 되고 싶은 얼굴 그림  (0) 2010.07.10
올해는 빌리와 다시 만나는 한 해가 될까  (0) 2010.05.06
축구는 한일전이라지만  (0) 2010.03.07
돌아오지 못한 영혼  (0) 2010.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