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꿈나라.
길에서 파는 인형을 보면 안쓰럽다. 강남역이든 종로든 어딜 가나 고만고만한 모습에 좌판이 터질듯 우르르 모여앉아 있다가 딸 선물로, 여자친구 선물로 몇 개씩 나가고 장사 접을 때쯤 비닐에 상자에 실렸다 다시 다음날 좌판에 우르르 앉아있는다. 인형 눈 붙이는 아르바이트 이야기를 우스개 소리로 하지만 사람이 붙인 거라 다들 제각각일텐데 크게 봐선 대량 생산의 산물. 대학을 나오고 생산해야 하니까 떠밀려 대량생산된 사람인가, 생각이 심해질 때는 길에, 지하보도에 깔린 인형을 보면 난 저 가운데 참 죽어라 팔리지 않고 남다가 빛 바랜 인형 하나같아 눈을 뗄 수 없었다.
요즘엔 문 닫힌 가게 앞에 걸려있느라 목에 줄을 걸어놓고 사지는 축 늘어뜨리고 고개를 숙인 인형들이 널려있더라.
@홍대,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