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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Bon voyage

아침 절, 루앙프라방


얼마 전 기사로 루앙프라방이 많이 상업화되어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갔던 2004년에도 그 조짐은 있었지만 그래도 태국에 비하면 고요한 곳이었다.
태국 다음으로 간 나라라 육로로 입국을 했고, 위앙짠에서 왕위왕, 루앙프라방 모두 낡은 중고 현대 버스를 타고 거슬러 올라갔다.
버스 멀미가 심한지라 '다음에 올 때는 돈 모아서 비행기 타고 루앙프라방에 올거야'했지만 몸살을 앓고 있는 루앙프라방의 이야기를 전해듣자니 그나마 미리 다녀온 것에 만족해야 하는지 아니면 다시 갔을 때 그 비릿함을 먼저 걱정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루앙프라방은 정말 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었다.
공기도 확실히 쌀쌀해서 밤에 오돌오돌 떨며 잠을 청했고, 준비성 좋은 서양인들이 스웨터를 입고 다니는 모습에 내 덜렁거림을 탓해야 했다.
새벽 시장에 나가 국수를 말아먹고 '예쁜 절'로 천천히 걸어갔다.
론리 플래닛에 나온 사진을 보고 한 번에 낚여서 '예쁜 절'을 보러 가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옛날 대관령 길 6시간 반을 달리는 체험을 선사하는 길을 버티며 달려갔다. 사진발이기만 해봐 으르렁대면서 설렘도 한 발자국.


진짜 예쁘다!
이 예쁜 절은 1560년에 세워진 왓 씨앙 통이다. 왓은 절을 뜻한다.
책 몇 권을 포개 엎어놓은 것 같은 지붕 모양은, 어미 닭이 병아리를 날개 밑에 두고 보호하는 모양이라 한다.
위앙짠에서 일찌기 봤던 '삿된 것은 물러나라'며 양손을 내밀던 불상처럼 라오스의 불상과 절은 선이 곱고 따뜻한 뜻을 담고 있는 듯 하다.


벽면은 온통 금박 문양이다.



고개를 들어보니 천장까지도, 서까래까지 온통 금박 문양이 촘촘히 새겨져 있다.


우리나라 부처님보다 길쭉길쭉한 듯 싶다. 이목구비도 조금 더 뚜렷하고.
동남아 여행을 통해 부처님도 지역마다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뒷편에도 유리같은 걸 조각내어 그림을 꾸며놨다. 어느 한 구석도 쉬이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곳곳에 화려함이 가득하다.


이 문을 나서면 화려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
나를 봤을 땐 아닌 것 같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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