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돈의문 재개발 구역
- 깊게 촬영하려던 공간인데 여의치 않아(실은 미적미적한 탓), 아이폰으로나마 하루라도 앞선 날을 잡아둔다.
가림막에 난 구멍 새로 보이는 돈의문 철거지역.
돈의문 철거구역 2. 고인 물에 비친 꼬인 철근들. 이 건물을 올릴 때 말끔한 새것이었던 것을.
완전히 닫히지 않은 셔터. 기존의 재개발 말고 다른 가능성이 나올 수 있었으면 한다. 허황됐나?
빈 치과 앞 뼈대.
무너뜨림을 위한 빈 격자.
마지막으로 틔운 꽃
아직 살아남은 터
버스정류장 앞 치킨집.
시간이 흐르며 닭 한 마리 값 숫자 스티커만 바꾸던 문, 닭을 튀기던 아저씨 표정이 선하다.
그런데 이제 아무도 없다.
영원한 옛날로 사라지기 전, 잠시 갇혀있다.
예전 골목을 나설 때는 없었던 선들이 걸쳐있다.
10대 중반, 그리고 그 뒤에도 멀지 않은 공간이 허물리는 모습을 보며 무척 허하고 쓰리다. 하물며 삶을 꾸리던 사람들은!
서울,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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