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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o/Bon voyage

또 사라지는 골목


가끔 삼양 뽀빠이 사먹던 작은 점빵, 늘 문이 열려있었는데 수직으로 내리꽂듯 문이 닫혀있다.
점빵 아저씨는 어디로 가셨을까.
다른 어디에서 똑같이 작은 점빵을 하고 계실까.
세입자였다면 보상금은 제대로 받았을까.


스페이스 本, 경희궁의 아침 등 으리으리한 덩어리 건물들이 들어서더니
작은 가게 하나 이 곳에 남기지 않겠다 작정을 한 모양이다.



꽁꽁 묶인 리어카, 빈 업소용 기름 깡통은 바닥에 누워있고
그걸 굽어보는 허리가 휜 나무 역시 포크레인에 밀려날까.



겨울비같은 가을비에 마음이 더욱 으슬으슬한데
고인 물에 비친 하늘은 예쁘기만 하다.
그래서 좋은 사람들이 자꾸만 저 곳으로 돌아가나.


길상사 가는 골목, 동교동 삼거리 쪽 동네, 정부종합청사 뒤...
요즘 다니는 곳 유독 재개발 확정 축하하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진정 우리는 토끼몰이같은 재개발을 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걸까.
건설회사가 사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 사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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