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 한 살이 된 돌베개로부터 받은 향기로운 선물.
생일을 축하한다는 멘션을 한 사람들 가운데 추첨을 통해(트윗 아이디 적은 쪽지 뽑는 과정이 귀여웠다) 스물 다섯번째로 당첨.
얇은 지갑으로 도서전에 가서 이를 악물고 버티지만 돌베개 부스 앞에 가면 무너지는 나를 고백했다.
합격운 당첨운 대진운 하다못해 화장실 줄도 잘 못 서는 시원찮은 사람인데 이런 감격이.
이덕무 선집 '깨끗한 매미처럼 향기로운 귤처럼'을 받았다.
마음이 온통 흙탕물에 질척질척했는데 요즘 잠들기 전에 하나씩 읽고 잠든다.
부디 이 향기 손톱만큼 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더불어 엽서도 받았다.
우공이산,하니 힘이 되어드리지 못한 그 바보가 생각나 책상 앞에 나란히 붙여두었다.
서른 한 살이 된 돌베개 축하합니다.
서른 한 살 돌베개, 나이로 치면 또래이지만 돌베개의 치열함과 옹골참과 비교도 안되는 구멍숭숭인 내가 부끄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