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모서리에 각이 살아있는 새 책이 많은 가운데, 뽑아드는 모서리부터 조금 닳아있음을 느꼈다.
아니, 태평서적에서 산 책이잖아!
언제쯤 태평서적이지?
어릴 적 시내에 갈 때면 엄마가 태평서적에서 책을 사주고 책갈피도 가져오곤 했는데, 교내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 간 뒤로는 그 앞만 지나쳤다.
2004년에 폐점했고, 2007년에 태평서적 사장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찾았다.
1993년 태평서적에서 구입해 서울특별시 종합자료실에 있던 책이 다시 서울 도서관으로, 그리고 잠시 빌려봤다.
1980년 서울의 봄부터 1990년대 초까지, 지금은 사라진 태평서적의 기억까지, 사실 그리 멀지 않지만 서글프게 박제되고 요즘은 심지어 왜곡에 시달리는 그 시절.
(박세길의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는 지난, 그리고 이번 정부 들어서 더 찾는다고 들었다. 훌륭한 책이기는 하나, 한홍구나 강준만의 책이 읽기 더 편했다. 어디선가 박세길의 이 시리즈가 NL 계열의 교과서라는 이야기를 괜히 들어가지고 편견을 품고 봤기에 그랬을 수도 있다.)
@2013